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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별 기대없이 만들었던 찌개가 대박쳤던 날

어제 솔직히 별 기대없이 저녁에 김치찌개를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그 전날 돼지 앞다리살을 한팩 4천원정도에 마트에서 사왔고 집에 나머지 재료는 있어서 그걸로 만들었습니다.


다진마늘은 냉동실에 일회용 비닐장갑 손가락 마디마디에 1회분씩 넣어서 얼린게 있었고 멸치엑기스가 있어서 그걸 한번 사용해봤습니다.


일단은 라면 2개정도 끓일 정도의 물을 붓고 돼지고기를 먼저 넣어서 물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끓으면서 고기국물이 슬슬 완성되가면 이제 위에 둥둥 뜨는 기름들을 제거해줍니다.


그걸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물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간중간 물도 보충해가면서 끓였습니다.


찌개를 하기 전에는 먼저 밥을 했는데 쌀을 씻고 나온 쌀뜨물로 돼지고기를 끓여줬습니다.


밥은 백미 찰진밥으로 취사를 눌러놓으면 30분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슬슬 찌개를 만들었습니다.


물을 끓고 고기가 슬슬 익어가면 이제 잘라놓은 김치를 부어줍니다.


국물도 2국자를 준비해서 미리 그릇에 담아놨다가 싹 부어줬고 마늘 다진거는 비닐장갑에서 손가락 하나를 똑 떼서 그 안에 있는걸 바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간을 맞추기 시작했는데 먼저 멸치엑기스를 한수저 넣고 그 다음 다시다 반스푼, 미원은 반의 반스푼을 넣었습니다.


설탕은 반의반스푼을 넣었는데 설탕을 줄인 이유는 양파를 꽤 많이 넣었기 때문입니다.


양파가 단맛을 내주니 그걸 믿고 설탕을 조금만 넣었고 그 다음에는 진간장을 반스푼 넣어봤습니다.


그리고 간을 보는데 뭔가 약간 밍밍한 느낌이어서 진간장을 다시 반스푼 넣었더니 그제서야 간이 제대로 잡히더군요.


소금은 안넣어도 될 것 같아서 안넣었고 여기까지 딱 해서 완성이 되었습니다.


아직 밥이 되려면 한 15분정도 더 남았길래 아주 약한 불로 찌개를 계속 끓여줬고 밥솥이 말하는 15분은 실제로는 23분정도 되는 것 같더군요.


15분에서 숫자가 계속 안줄어들다가 나중에 13분으로 줄어들길래 그때부터는 이제 반찬 꺼내고 뜨거운거 놓는거 깔고 대충 준비를 했습니다.


티비를 보다가 취사가 완료되었다는 멘트가 나오자마자 바로 밥을 푸는데 생각보다 밥을 많이 했더군요.


그리고 얼마전부터 살을 빼기 위해서 밥을 크게 한공기씩 덜지 않고 약간씩 줄여나가고 있어서 전자렌지용 용기를 꺼내서 밥을 절반 이상 다 덜었습니다.


그걸 바깥에 놔뒀다가 밥을 다 먹은 이후에 냉동실에 넣어놨고 점심에 하나씩 꺼내서 돌려먹으려고 합니다.


아무튼 밥도 다 됐고 각자 먹을만큼 덜은 후 찌개를 가져와서 먹는데 비록 두부는 없었지만 진짜 맛있게 잘 됐더군요.


식당에서 파는 느낌으로 완성이 되었는데 고기가 듬뿍 들어가니까 국물 맛이 확실히 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먹고 남은 찌개는 한번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줬고 그때 눈이 진짜 많이 왔었는데 파전이 먹고싶다길래 밖에 나가서 파전 하나 포장하고 마트에 들러서 막걸리랑 맥주랑 이것저것 많이 사왔습니다.


사실은 이번주까지만 술을 마시고 앞으로 당분간은 금주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하루 왕창 마시려고 술을 꽤 많이 샀습니다.


그걸 낑낑대면서 재활용봉투가 찢어지기 바로 직전까지 눈길을 뚫고 들고왔네요.


와서 막걸리에 이것저것 안주를 꺼내서 먹는데 눈도 많이 오고 뭔가 기분이 들뜨는 느낌?


칼국수랑 수제비가 같이 들어있는게 1990원에 팔길래 그것도 하나 사왔는데 남은 김치찌개에 넣고 김치칼국수를 해먹으려고 합니다.


물 조금만 더 붓고 대충 간 맞춰서 전분기를 없앤 칼국수랑 수제비를 넣고 끓여먹으면 점심에 한끼로 괜찮을 것 같더군요.


술 많이 마시고 저녁에 영화 한 편 때리고 두 편째 보려다가 졸려서 잤는데 나름 알차게 보낸 하루였습니다.